목록맘야의 시(詩) 이야기 (39)
맘야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2017. 06. 29. 목. 18:01. 제목-부처님의 백 십 일행 (서사시, 불교문예 신인상 응모, 부제–백 팔 번뇌를 뛰어 넘다) 태양이 뜨고 잔잔한 바람이 일었느니라. 구름이 모여들어 소나기를 내려주고 동산초목 무성함이 싱그럽게 빛이 났다. 세상은 평화로워 선음이 가득했고 곳곳에 퍼져나간 아름다운 음률이 생명을 나게 하고 바르게 길러냈으니 희귀한 풀과 나무가 지천에 펼쳐져있고 용모 수려한 동물들이 맑은 물을 마시며 들려오는 좋은 노래 황홀함이 가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변화가 일었느니라. 서로가 먹이를 달리하고 경쟁을 하더니 땅에 경계를 긋고 왕래가 줄어들었다. 그러기를 수 만년 원래의 도(道)를 잃어가고 초목이 화를 피하려 달리 부르던 음률에 동물들이 흉포해져서 서로를 헐뜯더라. 그 수많은 ..
2017. 06. 09. 금. 11:03. 제목-작은 여행 (자유시, 제8회 김만중문학상 응모) 놀이터 중앙에서 허공을 왔다갔다 참새마냥 종종걸음 오리 따라 아장아장 선생님 노래 맞춰 항해하는 아이들 손 높이 번쩍 들고 길 건너는 연습 속에 다가올 좋은 세상 곱게 만들어 입히려 지긋이 바라보는 하늘이치 담겨있구나. 오늘은 여기에서 몇 수 적을까 앉았는데 마실 나온 어르신 에헴 하며 앉기에 두수적은 보람 있어 일어나서 길을 간다. 마트에서 나온 아재 봉지가득 두 손 들고 무엇을 하려하나 입가에 미소 있으니 오토바이 길 건널 때 아지매가 반겨주고 젖먹이와 두 살배기 데려나온 엄마는 앉아 놀며 방긋 웃고 나뭇잎이 궁금한 듯 한손 뻗어 쥐려하는 아이보고 찌찌 하네. 새 두 마리 그늘 찾아 나무아래 먹이 찾고 월..
2017. 10. 22. 일. 17:37. 제목-평범한 행복 (정형시) 마음이 편했었던 그리운 시간이여 기억을 더듬으니 충만함이 있었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 자취로 남았구나. 거울을 바라볼 때 감정이 교차한다. 걸어온 길 묻어난 생각의 산물인가 낯빛은 마음을 비춰 빛과 어둠 답한다. 반쪽의 허전함을 무엇이 채울 건가 마음을 빼고 나면 초췌함만 남으니 인생이 충만하도록 사랑을 나눠야지. 아이들 웃는 소리 마음을 달래구나. 참사랑의 결실로 강림하신 천사여. 세상이 맑아지도록 은총이 가득하다. 뒤늦게 깨달았던 행복이오는 방법 부모로 살아가고 사랑을 베푸는 것 단순함 이치 속에서 만상(萬象)이 헤아려진다.
2017. 03. 14. 화. 22:31. 제목-구원 (자유시) 일체유심조라.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되니 기쁨도 슬픔도 매 한가지지 않겠습니까. 몸과 마음이 편안하면 좋으나 서로 엮여있으므로 실타래를 풀듯이 한 가닥 한 가닥 풀어야지요.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매듭을 푸는 것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용을 써도 안 열리던 뚜껑은 울림을 주니 스르르 풀립니다. 바위를 어찌 바위로 상대합니까. 보자기로 싸야하느니 잘 펼쳐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보자기는 보살(천사)의 마음입니다. 이기고 지는 것이 없지요. 싹을 틔우려면 흙을 뚫어야 하듯이 태어남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 나와서 비바람도 맞고 찬란한 광명도 받으니 그것이 행복입니다. 길을 걸어 앞으로 나감에는 빛..
2017. 10. 25. 수. 16:15. 제목-가을 중에서 (정형시) 초가을 산들바람 나뭇잎을 흔든다. 하늘사이 내려온 늦태양은 꿍짝쿵 바람이 이끄는 소리 화답하듯 맞추는구나. 맑게 개인 하늘과 색 바꾸는 나무들 가을세상 어느새 무대를 만들었다. 종달새 바람을 타고 기쁨을 연주한다. 창밖에 비추어진 청초한 오후한때 옷깃을 여미면서 길 재촉한 사람들 계절이 익어가는 시간 긴 여운을 달래본다. 가슴이 벅차올라 책을 들고 나섰다. 귓가에 남아있는 장엄한 리듬이여 올려본 가을하늘은 지휘봉을 흔든다. 산책길 가장자리 키다리 코스모스 계절을 만끽하며 내년을 기약할까 살며시 씨앗을 떼어 흙 위에 뿌려주었다. 찌던 지난여름 부지런히 일했구나. 추수(秋收)를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하다. 이제는 여가를 즐겨 천고마비 이룬..
2017. 06. 08. 목. 11:21. 제목-낙원 (자유시, 제8회 김만중문학상 응모) 울긋불긋 아파트 산책길 벽돌위로 개미들은 땀 흘려 부지런히 먹이 찾는데 태양이 뜨거운 듯 걸음을 재촉하누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락내리락 팔에 올라온 작은 녀석 여기는 어디메요. 입술모아 불어보니 어리둥절 춤을 춘다. 유월정오 따스함에 그늘 찾아 앉았는데 강아지 품에 앉고 고이 걷는 아가씨 내가 쓴 시(詩) 소재되어 시집이 감사하네요. 또 다른 작은 개미 손등에 올랐길래 입김불어 바닥에 내려놀까 했는데 완강하게 버티어 손가락 곱게 퉁겼다. 구름이 만들어준 그늘에 감사하며 이제 그만 일어나 길을 갈까 생각하니 뒷동산에 뻐꾸기 어서가라 재촉하네. 맑아진 개울물에 노닐던 버들치 온몸을 흔들어 수면위로 뛸 적에 길을 가..
2017. 06. 07. 수. 09:37. 제목-비온 뒤 유월의 산책 (자유시, 2017 문학동네 신인상 응모) 아침시간 저 걸음에 자식생각 담겨있고 부둥켜안긴 젖먹이 따스한 엄마품속 심장고동 들려와 안정하니 행복하다. 도로 위 반짝이는 만국 상징 깃발들은 뛰어놀아 소리치는 아이함성 응원하고 넘어질까 근심걱정 부모생각 뒤따른다. 하늘 젖어 구름 많고 산도 따라 연기 뿜어 동산초목 속속들이 대지이룬 티끌마다 세상이 한가득 생명수를 품었구나. 잔잔한 음악소리 생기 머금은 대기타고 길을 가던 나그네와 앉아 쉬는 나무들에 지긋이 마음 돋아 용기를 불어준다. 유월의 따뜻함과 조화이룬 하늘분수 생명의 보금자리 어루만져 낫게 하고 만물을 소생케 신성함을 채워주누나. 대나무 옹기종기 사이좋게 솟아나고 버드나무 흔들흔들..
2017. 06. 05. 월. 16:29. 제목-미생에서 완생으로 (자유시, 2017 문학동네 신인상 응모) 산책로 따라 걷는 이 군인기상 노래 불러 나지막한 굵은 음성 여유 있는 발걸음 땅 울린 노랫자락 지긋이 퍼진다. 네모난 곳 공을 놓고 채 들어 이리저리 한가한 듯 바쁜 듯 가벼운 발걸음은 게이트 통과하는 쾌감을 느꼈구나. 이제 막 도착하는 여러 가족 무리는 화창한 날씨업고 바람처럼 들어와서 잔디밭 돗자리에 손에는 아기놀음 수돗가에 손 씻고 다정히 걷는 노부부 바르게 살아온 긴긴 세월 느껴지니 자녀는 다복하고 아침저녁 평안하겠다. 공치는 저 소리 투박하게 들리는 게 바삐 사는 상명하복 우여곡절 때문인가 손에 힘 느껴지니 때릴수록 되받는다. 성성한 나무들 속 정자에 내려앉아 이 사연 저 사연 바라보고..
2017. 03. 24. 금. 14:38. 제목-기쁨을 노래하라 (자유시) 지금 세상에 슬픈 시(詩)와 노래가 많은 이유는 세상이 슬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기쁨을 노래한다면 힘들 수 있습니다. 세상이 슬픈데 기쁨을 노래하는 것은 배반일 수 있기 때문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기쁨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 기쁨으로 슬픔을 잠재우려고요. 배반의 지탄을 받더라도 기쁨으로 인도하겠습니다. 그래야만, 세상이 기쁨으로 가득차지 않을까요? 저마저 슬픔을 노래한다면 세상이 어찌될까 걱정이 드는 것은 저 뿐일까요? 모두가 같겠죠?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쁨으로 가야지요. 기쁨을 노래합시다! 2017. 07. 26. 수. 12:06. 제목-기쁨을 노래하자 (정형시)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