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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 세상에 이치

맘야 2014. 9.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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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정 날짜 : 2014. 10. 20. 월.





하늘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묘한 감정들이 생겨난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의 어울림이 왠지 모를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화창한 날씨에 올려다보는 하늘은 항상 내 기분을 야릇하게 만들어줬다.


가끔, 하늘을 바라보자.


출연 :

그 어릴 적 청년 - 이하 ‘청년’

그 어릴 적 친구 - 이하 ‘친구’


청년과 친구는 풀밭에 누워 있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화창한 날씨에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려 나무그늘을 찾아 아무렇게나 몸을 땅에 기대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시냇물소리는 그 장단을 맞춰주었다.


친구가 먼저 말했다.


“어! 저기 구름 모양이 꼭 용 같다.”


청년은 친구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며 정말 용같이 보이는 구름을 보았다.


“야~ 정말 그러네. 신기하다. 입에서 불 나오는 것 같다.”


친구를 툭툭 치며 청년이 말했다.


“야! 저 용 봐봐라. 모양이 변한다. 지금은 꼭 뭐랄까? 우주선같이 생겼어.”


청년과 친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늘 위의 구름을 바라보며 특정한 모양을 떠올리려 애쓰면서 서로에게 자신이 찾은 신기한 구름 모양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구름은 불사조, 용, 우주선, 배, 강아지, 토끼, 물레방아 등 갖가지 모습으로 바꿔가며 두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때로는 아무런 모양도 아닌 것을 ‘이거다’, ‘저거다.’ 하면서 서로에게 억지를 부렸다.


“너는 세상에서 뭐가 제일 좋으냐?”


친구의 물음에 별생각이 나지 않는 청년은 한참을 망설이다 대답했다.


“네가 제일 좋다.”


친구는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의형제 하자. 피로 약속할래?”


청년은 ‘의형제’는 좋았지만, 피를 내야 한다는 말에는 망설였다.


“무슨 피까지 내고 그래야. 그냥 하면 돼지.”

“영화에서 보면 의형제 맺을 때 피를 내서 나눠 마시잖아.”

“그래도 피 내는 것은 싫다.”

“너 그렇게 겁이 많으냐?”

“아니. 아무튼, 싫다.”

“나부터 할 테니까 잘 봐라.”


친구는 어디서 찾아왔는지 뾰족한 돌을 갖고 손가락 끝을 베어보려 했다.


“아~~ 아파라. 잘 안 된다. 아주 쪼끔 나왔어. 자 이제 너도 피 내라.”

“싫은데…….”


청년은 친구의 억지에 어쩔 수 없이 돌칼을 쥐고 피를 살짝 냈다. 이 둘은 서로 피가 살짝 묻어나온 손가락을 맞대며 의기양양하게 서로에게 외쳤다.


“이제부터 너랑 나는 의형제다.”


청년과 친구는 화창한 어느 날 오후에 그들만의 의형제 식을 마치고 있었다. 그 두 아이의 머리 위로는 월계수를 입에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 모양의 흰 구름이 한참이나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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