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야의 시(詩) 이야기

부처님의 백 십 일행 :: 시

맘야 2017.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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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06. 29. 목. 18:01. 제목-부처님의 백 십 일행 (서사시, 불교문예 신인상 응모, 부제–백 팔 번뇌를 뛰어 넘다) 


 태양이 뜨고 잔잔한 바람이 일었느니라. 

 구름이 모여들어 소나기를 내려주고 

 동산초목 무성함이 싱그럽게 빛이 났다. 

 세상은 평화로워 선음이 가득했고 

 곳곳에 퍼져나간 아름다운 음률이 

 생명을 나게 하고 바르게 길러냈으니 

 희귀한 풀과 나무가 지천에 펼쳐져있고 

 용모 수려한 동물들이 맑은 물을 마시며 

 들려오는 좋은 노래 황홀함이 가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변화가 일었느니라. 

 서로가 먹이를 달리하고 경쟁을 하더니 

 땅에 경계를 긋고 왕래가 줄어들었다. 

 그러기를 수 만년 원래의 도(道)를 잃어가고 

 초목이 화를 피하려 달리 부르던 음률에 

 동물들이 흉포해져서 서로를 헐뜯더라. 

 그 수많은 국토에 사람들이 살았는데 

 마치 모래알처럼 헤아릴 수가 없었고 

 대부분이 빈궁하고 고통 속에 사는 것이 

 길을 걷는 이 하나같이 허탈한 표정에 

 동네마다 남녀노소 고성들이 만연하여 

 인생의 낙(樂)을 모르는 체 살아가고 있었다. 

 이에 하늘이 불쌍한 중생들을 보우코저 

 선행의 도(道) 알려주실 자애로운 부처님을 

 천지가 진동하고 빛이 날 때 내리시니 

 지상에 현생하사 몇 걸음을 옮기시어 

 "천상천하 유아독존" 위를 보고 외치심에 

 왕림하신 조어장부 모두가 알았느니라. 

 귀하신 몸 다칠세라 고귀하게 자라시며 

 세상의 이치를 하나하나 익히실 때 

 중생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에 젖었었다. 

 한 걸음 뛰실 적엔 훌쩍 날아올랐고 

 은쟁반에 옥이 구르듯 낭랑한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를 울려 마음이 평안했는데 

 귀천함을 모르시고 행복만을 겪으시니 

 괴로움이 무엇이냐. 고통이 무엇이냐. 

 즐거움만 아신 채로 어른이 되셨느니라. 

 어느 날부터인가 부처님 생각하시기를 

 길을 가며 마주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하나같이 힘든 게 저 표정은 무엇인가 

 궁금함에 말을 걸어 생각을 들으시더니 

 내가 겪은 행복을 모두에게 주시고자 

 방책을 고뇌하사 큰 결심 세우셨느니라. 

 이제는 때가 되었던가. 만인을 구하시려 

 고되고 고된 깨달음의 길을 자청하시니 

 하늘은 어두워지고 우는 이가 많았는데 

 "부처님! 부처님 ! 그 길이 바로 고통이요. 

 고통을 체험케 함이 삿된 이의 장난이니 

 부디부디 좋은 길 걷기만을 바라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아서라! 아서라! 

 중생들의 고통을 모두 알아야 하느니라. 

 내가 직접 뛰어들어 구제됨을 보이겠다." 

 부처님 다짐 듣고서 천지가 진동을 했고 

 하늘인간 천룡팔부 가시는 길 뒤따르며 

 바다는 울부짖고 비바람 거세게 일었다. 

 밤새 맞은 이슬에다 찬바람을 견디시고 

 심연의 바닥까지 내려가고 내려가서 

 인간이 가진 한계를 몸으로 시험하실 때 

 놀리는 이 몇이고 욕하던 이 몇이었더냐. 

 중생들의 아귀다툼을 그대로 받으시니 

 마음이 종일 울고 몸은 죽음과 같았더라. 

 매일매일 일어나는 억만 겁의 번뇌와 

 그에 반응하여 다가오는 삿된 무리들이 

 부처님의 마음을 너무나도 괴롭혔다. 

 피할 곳 없는 야생 속 거칠고 황량함에도 

 오직 하나 부처님의 마음을 지키시고저 

 몸이 부서지더라도 수행정진 하셨고 

 고행 끝에 터득하신 깊고 깊은 자애심 

 '내가 겪은 어려움은 중생제도 위함인가.' 

 고명하신 하늘이치 그대로 받자옵시니 

 그때서야 비로소 세상이 환해졌는데 

 길을 걷던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해탈의 마음 얻어 눈물을 흘렸느니라. 

 거룩하신 수행의 길 수십 해의 경험으로 

 하늘부터 땅까지의 깨달음을 얻으신 후 

 지금까지 마주쳤던 중생들을 생각하여 

 "이제는 길을 놓아 만물을 평안케 하리라." 

 다시금 큰 결심 천지를 향해 맹세하시니 

 초목과 동물들은 기쁨에 젖어 노래했다. 

 대자대비 인내를 마음 깊이 간직하시며 

 중생들을 위해 하나하나 닦아 가심에 

 세상의 번뇌가 한 꺼풀씩 벗겨지게 되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밝은 빛이 하나둘 

 스며들고 일어나고 머무르며 밝혀져서 

 선행의 길 깨닫고 올바르게 걸어가더라. 

 모른 이들 방해에 고난이 많으실 때에는 

 "그 원인이 바로 곤궁함의 근원이라." 

 우매한 중생들에게 바른길을 전하시니 

 죄지은 이 하나씩 다시 찾은 선한 마음은 

 작은 물방울이 큰 파도를 만들 듯이 

 세상을 맑음으로 서서히 물들이더라. 

 말씀 한마디에 깨달은 이가 몇이었고 

 선행의 도(道) 이치위에 줄을 지어 올라서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화목하게 나누니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선행을 먼저하고 

 초목과 동물들은 스스로 안정되어감에 

 온 세상에 맑은 음이 울려 퍼졌느니라. 

 부처님이 하루는 선행의 길 둘러보시다 

 나날이 좋아지는 만물에 흡족해하시며 

 웃음 짓고 하신말씀 "낙(樂)이 더해졌구나." 

 중생들은 연이어서 감사함을 표하는데 

 "나는 그저 앞에 서 있었을 뿐이라오." 

 겸손함의 이치 또한 몸소 실천하시며 

 보람 속에 앉으시어 생각에 잠기실 땐 

 그 모습을 바라본 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슴깊이 스며드는 행복이 가득하였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억만 겁의 세월동안 

 많고 많은 업보에 휘둘려 흔들릴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간직하라. 

 그리하면, 바람은 순항을 도와주겠고 

 태양은 만물을 소생케 금빛을 내어주니 

 오가는 이 모두가 즐겁고 무사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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