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야의 시(詩) 이야기
오두막 :: 시
맘야
2015. 12. 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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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이 쌓여 지붕에 앉았다.
창문 밖에 나무들도 모두 다 옷을 갈아입었다.
열리지 않는 출입문을 동생을 불러 힘껏 열어젖히고 밖으로 나오니
온통 눈 세상이다.
비닐 포대를 썰매 삼아 타고 밀어주며 한동안 놀았다.
강아지도 신이 났는지 이 녀석 짖고 야단이다.
간혹 볼에 떨어지는 눈송이가 하나도 차갑지 않다.
하늘나라 선녀님이 입맞춤하는 것 같다.
해름이 되어서야 다 젖은 옷과 눈투성이의 신발,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오두막에 들어간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에 밥 한술이 꿀맛이다.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들었다.
그날 밤 꿈에 선녀님과 하늘을 날았다.
이 녀석 잠든 얼굴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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